국내 양잠산업의 39%를 점유하고 있는 경북도내 잠업 농가들이 ‘뽕’을 소재로 한 각종 부가사업을 벌여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과거엔 뽕으로 누에고치 생산에만 의존, 합성섬유의 공세에 밀려 사양산업으로 전락했던 양잠산업이 최근 사업의 다각화와 웰빙 분위기의 확산으로 다시 농가의 고소득 작목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다.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누에고치 생산에만 의존하던 양잠업이 최근 들어 누에가루와 누에동충하초, 뽕잎 차, 뽕잎 음료, 뽕잎 냉면, 누에 강정제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개발로 농가소득을 크게 높이고 있다고.

경북도가 올 상반기 양잠실태를 조사한 결과 양잠 농가와 뽕밭 면적은 869가구에 413㏊, 누에고치의 생산실적은 4786상자(1상자는 누에알 2만개)를 친 것으로 나타났다.

양잠 농가들은 누에고치 9t과 건조누에 23t, 동충하초 5t, 숫번데기 2t 등을 생산해 모두 37억9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가구당 평균 소득은 436만원으로 지난 해 상반기의 401만원보다 8.7%(35만원)나 늘어났다.

이같은 집계는 누에만으로 올린 소득을 합산했을 뿐, 실제 소득과 연관 산업의 사업 효과는 이를 훨씬 많다.

경북도내에서 양잠업이 성행하고 있는 시·군은 크게 4곳.

상주시와 영천·경주시, 예천군이 가장 적극적으로 양잠관련 사업을 추진중이다.

누에고치와 곶감, 쌀이 넘친다 하여 ‘삼백의 고장’이라 불리는 상주시의 경우 국내 양잠산업의 발상지로서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1995년부터 누에가루와 뽕음료 등 뽕을 재료로한 기능성 식품 등을 개발하여 히트를 치다 다른 인근 시·군들이 추격하자 손을 떼고는 전통명주(비단) 생산에만 전념하고 있다.

상주시 함창읍과 이안면 등의 50여 농가들로 구성된 ‘함창·이안 명주 생산자 협의회’는 전통방식만을 고집하는 전국 유일 비단생산자 단체. 이들 회원들은 비단 원단만으로 한 해 200억원 매출을 거뜬히 올리고 있다.

이 곳 전통명주 단지 농가들이 내는 사업효과는 이 뿐 아니다.

생산농가들 주변엔 전통 비단을 사서 비단옷과 스카프, 커튼, 장식품을 만드는 부수 사업이 활황이다. 또 ‘명주 수의’ 제작업과 바느질 업, 전통 직조기 제작 및 수리업, 명주와 명주 옷 유통업 등이 함께 호황을 누리고 있어 관련사업의 규모 또한 비단 매출에 가까워 명주단지로 인한 소득은 연간 400~500억원의 실적을 내는 것으로 상주시는 내다보고 있다.

허호(함창읍 오동리·48) 함창·이안명주생산자협의회장은 “국내 양잠업의 발상지인 상주시는 일찌기 누에고치 생산에서 손을 뗀 뒤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 명주생산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명주단지 생산농가들의 소득이 도시 자영업자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 아래쪽에 위치한 영천시는 누에와 뽕을 재료로 한 제조업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있다.

뽕을 가꾸고 누에를 전문으로 치는 120여명의 농민들은 1997년 양잠조합을 결성, 뽕잎차와 액상차, 동충하초 등 누에와 뽕 종합가공시설을 운영중이다.

우편판매와 인터넷, 방문판매 등으로 이들은 지난 한해 동안 35억여원을 벌어들였다.

경주시 양북면 두산마을은 경북도가 지정한 ‘전통 명주짜는 마을’. 이 마을 전체 64호 가운데 25호가 참여한 두산골 명주마을은 올해 국비 등 지원금 3억원을 들여 국산 명주전시·홍보관을 세울 계획이다. 두산마을 명주는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다른 지역 제품보다 4~5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예천군도 358농가가 96㏊의 뽕밭을 운영, 건조누에와 동충하초, 수번데기 등을 생산하여 지난 한해 17억여원의 벼농사 외 소득을 올렸다.

경북도 관계자는 “합성수지의 등장과 농약살포 등에 밀려 사라지던 양잠산업이 전통을 고집하는 농가를 중심으로 다시 소득작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농약을 전혀 칠 수 없는 뽕이 웰빙식품으로 조만간 식탁에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구=김용태기자 ytkim@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5-08-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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