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잘 벌고 행복지수 99%"… 베이비부머들, 상주로 간다

 

입력 : 2012.04.03 03:10 | 수정 : 2012.04.03 06:35

 

[이충일 도시문제 전문기자 심층 리포트]
부활하는 농업도시… 상주가 살아난 세 가지 이유

경북 상주시가 지난해 10월 '대한민국 농업 수도(首都)'를 선포했다. 아직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기자도 뒤늦게 들었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했다. 자전거나 곶감 정도로 알려진 경북 내륙 상주가 '대한민국 농업 대표 도시'를 자임했다니…. 좀 엉뚱한 한편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상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 숱한 농촌도시들이 대도시 과밀화의 그늘에서 고령화와 저소득에 시달리며 고사(枯死)를 향해 추락하고 있다. 혹시 상주가 그에 대한 해답의 단초를 가진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산업 - 명주·곶감 등 특화]

가을이면 명주패션 페스티벌, 우주식품 곶감초콜릿도 개발

상주 함창읍에는 허씨비단직물이라는 명주공장이 있다. 기계 베틀 25대로 원단을 만든다. 소량 다품목이 전략이다. 어머니 가업을 이어 35년째 일해온 허호(53) 대표는 요즘 염색 재미에 푹 빠졌다. 직접 생산한 명주에 감물과 햇빛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문양을 가진 스카프 등을 만든다. 상주는 1970년대 전국 최대 양잠도시였다. 고치 생산이 한 해 1000t이 넘었다. 하지만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급격 쇠퇴했다. 그래도 뽕·누에·고치에 이어 생사·원단·완제품까지 만드는 전국 유일 도시다. 함창읍과 이안면에는 이런 명주공장이 여럿 있다.

 

허씨는 "내 고장 전통 상품이자 자랑인 명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알리는 게 내 임무인 것 같다"고 했다. 상주시는 가을이면 전국명주패션디자인 페스티벌을 연다. 명주테마파크와 박물관도 짓고 있다. 앞으로 곤충자원화센터를 만들어 체험관광을 겸한 양잠산업의 새 메카로 키우려고 한다.

상주특산물로 자리 굳힌 곶감도 변신하고 있다. 곶감과자·곶감주스 같은 가공식품에 이어, 최근에는 원자력연구원과 협력해 우주식품으로 곶감초콜릿을 개발해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말도 상주가 관심 갖는 산업이다. 승마가 골프에 이어 새 인기 레저로 부상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봤다. 일단 승용마센터, 비육마단지, 낙동강승마길, 호스파크를 만들어 말산업 중심지로 키울 계획이다.

경상북도 및 농림수산식품부와 공동으로 상주에 국립농업생명미래관을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농업을 쉽게 이해할 전시·교육·체험기능과 신품종·신기술개발을 위한 연구기능을 맡는 국립기관이다. 성백영 시장은 "농업이 갖는 다양한 가치를 인식시켜 피폐해져 가는 농촌도시들을 살려내야만 나라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며 "농업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희망산업으로 자리 잡도록 국민적 관심과 국가적 투자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충일 기자 ci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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